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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리뷰

by znznfh 리뷰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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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술을 했습니다

 재작년에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팔 수술을 했습니다. 뼈가 부러져서 철심을 박았었는데 철심을 뺄 시기가 다가와서 회사에 휴가를 내고 철심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셔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막상 환자복을 입고 맨 몸으로 수술대에 올라가니 다소 두려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수술실은 매우 추웠고 여러가지 알 수 없는 기계음들이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초라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팔에 마취를 했지만 수술의 느낌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마취 선생님께 재워줄 수 있냐고 부탁드렸더니 허락하셔서 다행히 수술 과정을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입원은 3일 정도 했습니다. 병동에서의 하루는 긴 듯, 혹은 짧은 듯 했습니다. 4인실에 입원했는데 환자가 없어서 병실을 혼자 사용한 점은 좋았습니다. 일과는 단순했습니다. 밥을 가져다 주면 밥을 먹고 약을 먹고 나머지 시간은 아이패드로 책을 읽다가 넷플릭스를 보다가 유튜브를 보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창밖의 모습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것들입니다. 병실에 있으니 온전히 하루가 지나가는 밝아짐과 어두워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가끔 답답하면 병실 밖의 의자에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었는데 그 시간이 왠지 좋았습니다. 그 때의 빛과 병원의 소리들과 평화로움이 좋은 느낌이어서 기억이 납니다.


 

 2. 병원에서 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수술하기 전 예고로 나왔을 때부터 보고싶었던 드라마였습니다. 때마침 입원 시기에 이 드라마가 공개되서 적적한 병실에서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박보영이라는 배우를 좋아헀고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드라마의 색감이나 영상들, 예상되는 스토리들이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올해 봤던 드라마 중에 '사랑의 이해' 다음으로 잘 본 드라마였습니다. 각 에피소드마다의 다양한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의 스토리들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런 가슴에 상처들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 혹은 절망하는 과정들이 보면서 가슴 아프기도 하고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완벽하게 그들의 상처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보는 것 만으로도 공감가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박보영이 우울증에 걸리는 에피소드는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누구나 우울증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 속에 크든 작든 상처를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그 상처를 어떻게 잘 치유하면서 살아갈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그 상처들을 그냥 안고 살아가거나 어떻게 치유할 지 몰라 체념하듯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주변의 사람들이 중요하고 적절한 치유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그렇듯 저도 우울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받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누군가에게 나에 깊은 곳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마음이 괜찮아졌던 것 같습니다. 내가 하는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병원에 입원해서 환자복을 입은 상태로 보니까 더 감정이입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제가 그 안의 환자가 되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 에피소드에 나오는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뛰어났습니다. 그런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정말 내가 정신병이 걸렸다는 듯 온전히 이입해서 연기를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하는 일에 온전히 몰입한는 사람들은 참 멋있는 것 같습니다. 



 

 3  '정신병원에도 아침이 와요' 내용

 내용은 제목대로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입니다. 주인공인 박보영이 그 안에서 간호사로 나옵니다. 박보영이 송중기랑 나왔던 '늑대소년'이란 영화가 생각납니다. 마지막 장면에 박보영이 송중기를 보내면서 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나 가슴 아픈 장면입니다.
 이 드라마와 함께 3일의 입원 생활은 잘 마무리했습니다. 병원에서 병원 드라마를 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웹툰원작인 것 같던데 시간나면 웹툰도 한 번 봐야 겠습니다